오르는 한인타운 점심값…“20불도 모자라요”
치솟는 점심값이 부담스러워 간단하게 한인타운 식당에 치킨보울을 먹으러 간 직장인 정 제이 씨는 음료를 포함 21달러를 지불했다. 여기에 발레 비용 4달러까지 포함해 점심에 지출한 돈은 총 25달러. 정 씨는 “잘 먹은 것 같지도 않은데 돈을 왕창 낸 기분”이라며 “물가상승에 외식비도 오르는데 월급만 제자리”라고 말했다. 지난해 가을부터 한인타운 내 점심값이 20달러 선으로 진입하며 ‘점심값 20달러 시대’가 됐다. 올해도 물류대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물가상승이 지속되면서 점심값으로 20달러 이상 지출하는 것은 흔한 일이 됐다. 현재 LA 한인타운에서 김치찌개나 된장찌개 가격은 13~16달러까지 올랐다. 설렁탕도 15달러가 넘었고 갈비탕, 삼계탕은 20달러 이상인 곳도 많다. 일식은 회덮밥의 경우 20~25달러, 분식 면류도 15달러 이상으로, 6개월 전보다 1~2달러 정도 오른 메뉴가 많다. 매일 점심을 먹어야 하는 직장인들의 경우 택스, 팁, 발레 비용까지 계산하면 한 끼에 22~26달러 이상 지출해야 한다. 식당의 런치 스페셜로 택스까지 10달러에 점심을 해결했던 시절과 비교하면 2배 이상 오른 셈이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간단히 먹던 샌드위치, 햄버거도 예외가 아니다. 카드결제 회사 스퀘어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 샌드위치는 14%, 샐러드는 11%, 햄버거는 평균 8%가 올랐다.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3월부터 2년 동안 햄버거의 평균 가격은 10.15에서 11.10달러로, 샌드위치는 9.40에서 10.77달러로 올랐다. 8달러짜리 부리토가 세금 포함 12달러로 뛰었다. 저렴해 즐겨 찾던 샌드위치와 햄버거까지 이젠 비싼 점심 메뉴 대열에 합류하며 직장인들의 선택 폭은 더욱 줄었다. 한 직장인은 “한 달 점심값이 몇 년 전 200달러에서 요즘은 500달러 이상으로 크게 늘었다”며 “개스비까지 고공행진 중이어서 출근하면 매일 30달러 이상을 기본적으로 지출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점심값 지출을 줄이기 위해 도시락을 싸는 것도 더는 경제적이지 않다.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식료품 가격이 전년 대비 8.6%나 상승했기 때문이다. 한인타운에서 점심값으로 20달러 이상 지출이 일상이 되자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가성비 높은 식당들이 조용히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겨울 한인타운 한남체인 내 2호점을 낸 킹돈가스는 개장하면서 세금 포함 11달러에 돈가스를 판매했다. 올해 초부터는 마켓 영수증을 제시하면 1달러 할인해주는 ‘10달러 돈가스’ 마케팅을 시작했다. 제이 김 사장은 “매주 돼지고기 3000파운드를 소비할 만큼 반응이 뜨겁다”며 “개장 기념 할인판매였는데 물가상승으로 힘든 고객들을 위해 연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송영 통큰 설렁탕, 바베큐 가든, 돈돈이 순대 등 일부 식당들이 10~13달러 선의 점심을 제공하고 있다. 이은영 기자한인타운 점심값 점심값 지출 한인타운 식당 샌드위치 햄버거